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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hristianity/생각

가장 빠지기 쉬운 죄는 교만인 것 같다...

이 세상에 수많은 죄가 있지만 가장 피하기 어려운 죄는 교만인 것 같다.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. 다른 모든 죄를 피했다고 안도하는 순간 교만이라는 죄가 덮쳐온다. 그런데 요즘은 교만의 죄를 그렇게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. 아마도 서구사회의 영향을 받으면서 겸손의 미덕을 자존감 결여로 치부하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넘치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보게 된 듯하다. 그러나 교만이라는 죄는 천사장을 악마로 타락시켰던 바로 그 죄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.

 

그런데 교만의 죄를 내 힘으로 피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이미 교만이라는 것도 기억해야만 한다. 내게서는 선한 것이 나올 수 없음을 겸허히 인정하고 낮은 마음으로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이 무서운 죄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. 나이가 들고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교만에 빠지지 않는 것이 어려워진다. 이것이 예수님께서 어린 아이들을 그렇게 귀하게 여기셨던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닐까? 어렸을 때는 이런 마음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…

 

어디서 읽은 글인데 싸이월드가 성행했을 때는 누가 더 우울한가, 누가 더 감성적인가 배틀하는 것 같더니 페이스북, 카카오스토리가 유행하니까 이젠 누가 더 잘 사나, 누가 더 맛있는 거 먹고 잘 놀러다니나 배틀뜨는 것 같다고 한다. 상당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. 페이스북을 들여다볼 때마다 들었던 생각이다. 참으로 서로 자기가 잘났다고 광고하는 세상이다. 심지어 그리스도인들이라는 사람들도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신실함과 경건을 자랑하는 것 같다. 이런 세상에서 골방 가운데 조용한 기도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운 이를 돕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!

 

죄에 대해서 생각할 때마다, 특히 내 안에 있는 교만의 죄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본성적 부패의 무서움을 절실히 느낀다. 사도 바울이 고백했던 것처럼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,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라는 고백이 절로 나온다. 그러나 사도는 곧이어 이렇게 말한다.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. 정말 복된 고백이다. 언제쯤 사도 바울의 이 말을 내 입으로도 고백할 수 있을까…